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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ide'에 해당되는 글 42건

  1. 2016.06.08 ...
  2. 2016.06.04 2004년의 어느 날.
  3. 2016.06.01 ...
  4. 2016.06.01 ...
  5. 2016.05.23 ...
  6. 2015.11.02 부산 가던 길
  7. 2015.10.10 ...
  8. 2015.03.09 그래,그때 너의 슬픈 눈
  9. 2015.02.04 비겁하고도 비겁한
  10. 2015.02.03 ...

...

2016. 6. 8. 15:22

아침 일곱시에 걸려온 전화.


너는 목이 많이 잠겨있었고
술취한듯 나른한 목소리로 
나에겐 단 한번도 털어놓지 않은 얘기들을 웅얼거렸다.


나는 출근이 바빠 서두르고 있었고
아침을 먹기 위해 오랜만에 후라이팬을 인덕션 위에 올려놓고
휘저어도 나올것 없는 냉장고 손잡이를 쥐었을때
너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지지직 거리는 너의 목소리.
네가 말하고싶었던 것에 대해 의미없이 울려펴지는 '이해'라는 단어.
우린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알고있는지,
그 깊이에 대해선 관 속에 들어갈 그날까지도 모를것이다 아마.
아마도.


네 얘기를 끝까지 들어줄때까지 기다릴수 없다며
연신 초조해하며 시계를 쳐다보는 내옆의 나.
'미안한데...'로 시작되는 나의 목소리.


그때 느낀 감정은 미안함 보다는 나에 대한 짜증과 환멸.
뭐, 이게 네가 듣고 싶었던 그 한마디는 아니겠지만,
아니. 아니겠지.만


우리의 관계정립은 어디부터 다시 풀어나가야할까..
네가 느꼈던 소외감과 빈자리는
같은 시간에 내가 느꼈던 소외감과 빈자리와
번지수가 너무 많이 어긋나 있다.


겪어보지 않아 공감할순 없겠지만
네 마음이 많이 아팠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겠지.


나는 너에게 좋은 사람이라기보다,
어떻게든 누군가의 짐이 되고싶지 않다는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조급하게 종종걸음을 치며
뒤도 한번 안돌아보던 그런 사람에 더 가깝겠지만
네 마음이 허락한다면,
비가 오는 파리의 밤에, 너와 같이 술잔을 기울이고 싶다.


2004년의 어느 날.

2016. 6. 4. 17:14

조리개값 F8 , 셔터스피드 1/500.
햇빛을 등진 너의 모습은 검은 실루엣으로 남았다.
울면서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필름 한컷을 감았다.
그것이 내가 기억하는 , 손에 쥐고 있는 너의 마지막 뒷모습.

...

2016. 6. 1. 12:44

나의 세계가 너라는 세계를 만남으로서 더욱 확장되기를.

그리고 그 확장됨에 불안해하거나 내가 겁먹을때,

당신이 내 손을 꼭 잡아주기를.


...

2016. 6. 1. 12:41

나의 모든 에너지의 원천에는 불안감과 자기혐오가 깔려있다.

그것들의 색은 탁한 심해의 색과 닮아있다.

0의 화이트와 100의 블랙이 있다면 92정도 되는 그레이의 컬러.


상대의 눈을 바라보지 않고

오로지 나의 감각만을 만족시키는 ... 사랑을 했었다.

한바탕 시간이 지나고 깊은 밤이 되도록

같은 공간에 떠다니는 타인의 숨소리를 들으며 뜬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그것들은 대개 92 그레이의 컬러로 엉겨붙어서 몇번이고 씻어내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너는 투박하지만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

내 이름을 말하는 너의 목소리가 투명하게 공기속에 스며들었다.

너의 목소리는 나를 해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 주변 공기를 깨뜨리지 않고 스며드는 목소리가 또 듣고 싶어서

일부러 나는 네 말을 못들은척, 몇번이나 되물어 봤다.


타인이 살갗을 통해 스며든다....라는 감각이 신기하다.

말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뿌연 안개같은 그사람의 이미지가 형체를 가지게 되고

그 형체를 통해 상대방을 보고, 듣고, 인식을 했다면

안개로도 채 뭉치지 못한 입자 그대로의 너.자체로 스며들었다.


네가 스며든 시간이 따뜻해서 나는 자꾸만 잠이 왔다.



...

2016. 5. 23. 07:01

미열이 삼일째 멈추지 않는다.

한없이 약한,그래서 애틋한 마음 부스러기들이 혈관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다.

부산 가던 길

2015. 11. 2. 13:34

무박 부산.

26시간을 꼬박 자전거를 타고 부산으로 향하던 길.

춥고 차가운 밤하늘 밑에서 아무생각없어질때까지 페달을 밟고 또 밟았지만

어김없이 또 네가 생각나버렸다.


왜 잘해주고 행복했던 기억은 땅속 깊숙히 묻힌것처럼 올라오질 않는지.

항상 네게 못해주고 아쉬웠던 기억만 질기게도 밤을 비집고 올라온다.


10월의 깊고 푸른 밤하늘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을 보며

나는 또 스물 일곱, 스물 여덟의 내가 되어 너를 만난다.


사랑했던 기억보다 더 오래가는 것은

그 시간속에서 채워지지 못한 마음들.



...

2015. 10. 10. 17:30

어차피
한번은 죽어버렸던거야.

몸도,
마음도.

그러니 슬퍼할일은 없어..
어차피 남은 껍데기를 끌어안고
생의 나머지 시간들을 셀 뿐이니까.

말따위 한마디도 없이

깊고 푸르게 빛나는 11월의 한강처럼

너와 내가 마주보던 한뼘 사이의 거리로 

시간이 흘러갔다.


아마 그날 나는 조금 울었을거야.

아직 눈물이 맺혀있던 속눈썹을 깜빡거리며

이제 막 지기 직전의 마지막 태양빛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던 너의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숨이 멎고 시간이 멈추고 정적이 흘렀다

너와 나, 이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두 사람처럼

그렇게 아무말도 없이

마주보고 울었다.


그래, 그때 너의 슬픈 그 눈이

눈동자에 주홍글씨처럼 새겨진다.

비겁하고도 비겁한

2015. 2. 4. 10:39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


관심받고 싶어

어리광부리고 싶어

위로받고 싶어

사랑받고 싶어


내가 날 사랑하지도 못하면서

감히 어떻게 남에게 나를 사랑해달라 말할수 있을까


그런데도 놀랍게도 바라고 있다는게 문제지...

네가 날 사랑해준다면

내가 네게 사랑받는다면

얼마쯤 나도 나와 화해하고 나를 사랑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


어쩌면,혹시나,뭐 그런 비슷한 이름을 가진

달콤한 거짓희망에 매달리면서.

...

2015. 2. 3. 16:41

사람 간보지마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