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따위 한마디도 없이
깊고 푸르게 빛나는 11월의 한강처럼
너와 내가 마주보던 한뼘 사이의 거리로
시간이 흘러갔다.
아마 그날 나는 조금 울었을거야.
아직 눈물이 맺혀있던 속눈썹을 깜빡거리며
이제 막 지기 직전의 마지막 태양빛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던 너의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숨이 멎고 시간이 멈추고 정적이 흘렀다
너와 나, 이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두 사람처럼
그렇게 아무말도 없이
마주보고 울었다.
그래, 그때 너의 슬픈 그 눈이
눈동자에 주홍글씨처럼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