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에는 잠이 들었다. 꼬박 두 달 간 쌓여있던 피로가 한 번에 몰려오는 것처럼 몸이 나른해져서 눈을 뜨고 버티기가 힘들었다. 그는 불만없이 어깨를 내주었다. 편안했지만 어딘가 불편한 구석도 있어서 잠이 깊이 들지는 않았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울렁거리는 잠결에 그의 목소리가 간간히 흘러들어왔다. “기사님, 죄송한데 라디오 좀 꺼주실 수 있을까요.”, “여기서 우회전해서 들어가 주세요.”, “네, 여기는 차가 못 들어가서.”, “감사합니다.” 그러고는, 온통 땅이 흐물거리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