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는 노트,
2015/11/8
rusi
2015. 11. 9. 11:29
그만 만나자.
비가 오던 일요일 저녁은
유난히 을씨년스럽게 추웠다.
모두가 회색으로 물든 밤거리에
젖은 아스팔트 바닥에 길게 꼬리를 끌며 반사되던 거리의 불빛들.
너는 나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이라 했다.
나는 외로운 벽앞에 서있는 것처럼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말을 듣고있는 나는, 지금 존중받고 있는걸까..?
타협점이 없이
각자의 입장에서 했던말을 되풀이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도돌이표로 반복되는 언어들.
집에 돌아와서 멍하게 앉아있다
눈물이 한방물, 그리고 곧이어 터져나오는 비명같은 흐느낌.
다만 나는 누군가의 인생에서
한순간이라도 완전하게 사랑받을수 있을지.
헤어진 너의 마지막 말은 그렇게 주문이 되어
오늘도 머뭇거리다 고개를 돌리는 쇼윈도처럼 나를 비춘다.